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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제도, 억울해도 반드시 줘야 하는 상속 몫오변의 법률cafe/가사 2025. 6. 10. 13:30
상속자라면 무조건 가져가는 권리
상속이란 단순히 유산을 물려주는 일이 아닙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조율하고, 감정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입니다. 특히 '유류분(遺留分)' 제도는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의 입장 차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유류분이란,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반드시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말합니다. 놀라운 점은, 상속인의 인격이나 행실, 피상속인과의 관계가 아무리 악화되어 있었더라도, 단지 ‘상속인’이라는 지위만으로 이 권리는 보장된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친자식이 아니더라도, 법적으로 입양된 경우라면 마찬가지입니다.
평생을 망가뜨린 자식에게도 줘야 하나?
부산에서 오래 택시 운전을 해온 이철민 씨는 말년에 깊은 한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이유는 둘째 아들인 태균 씨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를 치던 그는 군 복무 중 탈영, 이후에는 사기죄로 수감까지 되는 등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부모의 속을 썩였습니다. 급기야 가족과 연락을 끊고 15년 넘게 얼굴을 비추지 않던 그가, 이 씨의 사망 후 장례식장에 나타났습니다.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태균 씨는 남은 유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큰아들 정훈 씨는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을 보여줬습니다. 그 안에는 "모든 재산은 장남 정훈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잠시 침묵하던 태균 씨는 곧 “내 유류분은 청구하겠다”며 자리를 떴습니다.
유언보다 강한 유류분의 법적 효력
유언이 법적으로 작성되었다 하더라도, 유류분 청구는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민법은 직계비속(자녀), 배우자, 직계존속에게 각각 유류분을 보장하며, 이 권리는 원칙적으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유언을 통해 전 재산을 특정인에게 넘긴다 해도, 다른 상속인들은 자신에게 보장된 유류분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상속자의 과거 행위나 도덕적 자격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자녀든, 오랜 기간 부모를 외면한 가족이든 법적으로는 동일하게 '상속인'으로서 권리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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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변의 법률포커스
안녕하세요, 오변의 법률포커스 오경수 변호사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상속 및 후견전문 변호사로서, 여러분께 정확한 법률정보, 실제 소송수행 사례 등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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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유언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이 때문에 유류분 제도에 대해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인데, 왜 마음대로 나눌 수 없느냐”는 것이죠.
특히 평생 부모를 봉양해 온 자녀와, 연락 한 번 없던 자녀가 동일하게 최소한의 몫을 갖는다는 것이 정의에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게다가 유류분 청구 대상에 형제자매까지 포함되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러한 부분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최근에는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관련 논의는 계속될 것이고, 제도의 손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유류분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피상속인이 무조건 아무 대처도 못하는 건 아닙니다.
예컨대, 생전 증여를 통해 특정 상속인에게 이미 상당한 재산을 준 사실이 있다면, 그것도 유류분 산정에 반영됩니다. 만약 둘째 아들 태균 씨가 생전 부모로부터 수차례 금전적 지원을 받았고, 그 금액이 유류분에 근접하거나 초과한다면, 이미 자기 몫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즉, 유류분이 '무조건 받는 돈'은 아니며, 과거의 증여나 경제적 지원 내역을 입증할 수 있다면 청구 범위를 줄이거나 방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유류분은 민법에 뿌리를 둔 제도이지만, 실제 다툼이 발생하면 민감한 감정과 복잡한 계산이 얽히게 됩니다.
누가, 언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를 따져야 하고, 이 모든 과정을 법률적으로 설득력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
단순히 감정에 의존하거나, 유언장 한 장에만 의지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특히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족 간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드는 절차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있는 상속전문 변호사의 전략적 조언이 필요합니다. 재산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가족 관계의 회복이나 유지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억울함보다 전략이 먼저다
피상속인 입장에서 유류분은 억울할 수 있습니다. “왜 저런 사람에게도 줘야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법은 감정보다 원칙을 따릅니다.
유류분 제도는 '최소한의 상속 정의'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억울함보다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합니다.생전의 자산 흐름, 유언의 논리적 설계, 그리고 분쟁 시 효과적인 소송 전략까지—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 유류분 다툼은 가장 현명한 방식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상속은 감정의 문제이자, 동시에 철저히 법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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