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분결정심판청구로 부모님 모신 기여 인정받으려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모시면서 극진히 보살핀 자녀가 기여분결정심판청구를 통해 상속재산 중에서 얼마나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 질문은 상당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부모님을 모신 기여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가 없기도 합니다.

 

Image by 4144132 from Pixabay

 

  기여분을 인정받으려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와 함께 기여분결정심판청구를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피상속인에 대한 봉양을 기여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여야만 합니다.

  대법원은 성년인 자녀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를 하면서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는 부양자 자신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부양을 한 경우에 특별히 부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때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는 부양자 자신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부양'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민법상 부양의무 규정 때문입니다. 부양의무에는 1차적 부양과 2차적 부양이 있지요.

  먼저 1차적 부양은 부부사이 그리고 부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의 부양을 말합니다. 1차적 부양은 '콩 한쪽도 나눠 먹여야' 하는 부양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곤궁하더라도 상대방을 부양하여야 합니다. 내가 배가 고파도 어린 자식을 먹여야 하겠죠.

  반면에 2차적 부양은 부모와 성년인 자녀, 동거하는 형제사이의 부양을 말합니다. 부양의무자가 경제적으로 곤궁해서 당장 자기가 먹을 것이 없으면 상대방을 부양하지 않아도 부양의무 위반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 2차적 부양의무를 뛰어 넘는 즉, 성년인 자녀가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어, 부모님을 자신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게끔 부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무상 대법원은 장기간의 부양, 동거 부양, 동등한 생활수준의 부양 등 그 부양의 기간, 방법, 정도가 다른 자녀들과 차별적 특징이 있어야 기여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기여분에 관한 민법조문과 대법원의 판단기준은 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판단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을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렵고, 가령 15년 모셨으면 기여분 30%, 20년 모셨으면 기여분 40% 이런식의 일률적인 기준을 세울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일한 내용의 부양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기여분결정심판청구에서는 상속전문변호사가 어떻게 기여분을 주장하고 또는 상대방의 기여분주장을 어떻게 반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차이날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여분결정심판청구에 관하여 선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씨는 2남 1녀 중 장녀였습니다. A씨는 결혼 하기 전부터 홀로 되신 어머니를 모셨는데, 두 남동생이 모두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 후에도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머님이 노쇠하여 경제활동을 전혀 못하시자 어머니의 생계를 전적으로 책임졌고, 두 남동생이 모시지 않았던 아버지의 제사까지 모셨습니다.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병간호도 홀로 하였습니다. 법원은 A씨에게 약 10%의 기여분을 인정하였습니다.

 

Image by Sasin Tipchai from Pixabay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B씨는 아들이 없는 삼촌부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삼촌부부는 딸이 일곱이나 있었지만 하나같이 부모를 모시지 않았죠. B씨는 30대 초반에 삼촌 부부의 양자가 되어 자신의 부인과 함께 양부모님을 모시기 시작했습니다. 양부(외삼촌)은 20년 가까이 지병이 있어 입퇴원을 할 때 늘 B씨가 함께 했었고, 양모(외숙모)는 치매 노인이었습니다. B씨 부부는 어업과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양부모의 온갖 병수발을 하였고, 이러한 봉양은 50년 가까이 지속되었습니다. B씨 부부의 헌신으로 양부는 100세 넘게, 양모는 97세의 천수를 누렸습니다. B씨의 양부가 사망하자 양부의 일곱 딸과 상속재산분할을 놓고 분쟁이 생겼고, B씨는 가정법원에 기여분결정심판청구를 하였습니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B씨에게 50%의 기여분을 인정하였습니다.

  기여분결정심판청구에서 기여분을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인정한다면 얼마나 인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법원이 고려하는 요소는 매우 많습니다. 피상속인의 재산 규모, 기여분을 주장하는 공동상속인과의 동거기간, 피상속인의 투병 및 간병기간, 피상속인의 질환 정도, 공동상속인의 경제적 능력, 피상속인 및 기여를 주장하는 상속인의 수입원 및 경제활동, 피상속인의 생활수준, 다른 상속인들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렇게 고려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일반 민사소송처럼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내 사안과 비슷해 보이는 선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선례처럼 결과가 날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속전문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상속전문변호사와 함께 기여분결정심판청구에 대한 충실한 전략을 세우고 목표를 위한 적절한 전술을 구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