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과 도박중독 등 충동조절장애

  남편이 사행성 게임에 빠져 있어서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이도 어린데 도박중독으로 직장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빚만 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친정 부모님께 더 돈을 빌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시댁 부모님도 도와주실 형편이 아닙니다. 전셋집 하나 있는 것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는데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성년후견이라는 게 있다는데 저희 남편도 할 수 있는 것인가요?

 

  과거 도박중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 ‘타짜’에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박중독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세계 스포츠 경기 결과로 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현금 결제를 유인하는 인터넷 포커 게임, 현금 결제로 게임 안에서 도박을 할 수 있는 MMORPG 게임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도박물들이 있죠. 그래서 도박중독으로 인한 충동조절장애로 재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그 가족들이 성년후견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하십니다.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때의 ‘사무’란 재산의 처분, 관리 행위 등과 신상에 관한 결정 등을 의미합니다. 충동조절장애로 인한 도박중독은 위 사유 중에 ‘질병’에 포함될 수 있겠죠. 충동조절장애 역시 정신질환의 일종이니까요.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후견인(후견을 받는 사람)의 행위능력은 원칙적으로 없는 것이 되고,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포괄적인 대리인이 됩니다. 다만 법원이 후견인의 권한을 일부 제한할 수 있죠. 그리고 성년후견제도에는 성년후견 외에 한정후견이 있는데요, 한정후견이 개시되면 일정범위 내에서 후견인은 피후견인의 법률행위에 대한 동의권과 취소권, 그리고 대리권을 갖습니다. 이때 ‘일정범위’에는 재산의 처분행위, 금전을 빌리는 행위, 보증을 서는 행위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도박중독 중 충동조절장애의 경우 중독 문제 외에는 사회생활에 무리가 없는 상태일 것이기 때문에 성년후견보다는 한정후견이 개시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성년후견은 의식이 없거나,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치매 상태 등이 있어야 개시되기 때문입니다.

 

  도박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한정후견이 개시되면 한정후견인은 피후견인의 재산관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 피후견인이 후견인의 동의 없이 일정 금액 이상의 휴대폰 결제, 신용카드 결제를 했다면 사후에 취소할 수 있고, 사채를 썼다면 역시 사후에 취소할 수 있죠. 다만 이 취소 후에는 부당이득반환의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충동조절장애로 인한 도박중독으로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을 하기 위해서는 그 도박중독이 정신적 장애로 나타났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져야 합니다. 그래서 미리 정신과 진단을 받아두시는 것이 절차진행에 도움이 됩니다. 후견개시를 위한 절차 수행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니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