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자추정을 뒤집는 출생신고 방법

 

  아내가 낳은 아이가 남편의 아이인지 일일이 확인해서 출생신고를 하지는 않습니다.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의 대부분은 생물학적인 친부가 남편이기 때문에 태어난 아이의 친부가 남편인지를 굳이 먼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죠.

  친생자추정이란,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는 남편의 아이라고 추정한다는 법률상 개념을 말합니다. 유전자검사기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태어난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점을 밝힐 만한 방법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일단 혼인 중의 태어난 아이는 남편의 아이라고 추정을 하고, 남편의 아이가 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입증된 경우에 한해서 남편의 아이라는 추정을 배제시키는 제도를 운용해왔습니다.

  이때 말하는 ‘특수한 사정’은 판례의 용어를 빌리자면, ‘동서(同棲)의 결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내가 임신한 시점을 전후로 남편이 해외에 장기 출장을 가 있었다거나, 교도소에 수감이 되었다거나, 부부간 장기간 별거를 했었기 때문에 아내와 남편 사이에서 아이가 생길 수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지금은 머리카락 몇 올만 있으면 친자관계 판별이 가능합니다. 굳이 동서의 결여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친생자추정의 범위는 아이가 남편과 아내의 혼인 기간에 태어난 경우보다 다소 넓습니다. 그래서 그 범위를 소개해드리자면, ⓵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을 했으면 남편의 자녀로 추정을 하고, ⓶ 혼인이 성립한 날로부터 200일 이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⓷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친생자추정을 받지만 실제 친자관계가 아니어서 이 추정을 번복을 하기 위해서는, 위 세 가지 경우 모두 친생부인의 소라는 절차를 거쳤어야만 했습니다. 이 추정은 매우 강력한 추정이어서 오로지 친생부인의 소로서만 배제할 수 있게 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 친생부인의 소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소송의 원고는 남편 또는 아내이고, 피고는 상대방 당사자 또는 자녀라고 정한 데서 나온 문제인데, 이미 이혼을 했는데도 아이의 출생신고를 위해 전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컸습니다.

  전남편을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면, 전남편에게 아이의 출생사실을 알려야 했고, 전남편이 소송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었죠. 또한 전남편에게 자칫 자신의 주소나 아이 친부의 신상이 노출될 위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출생신고가 급한데도 전남편이 두려워 친생부인의 소 제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렇게 친생자추정과 친생부인의 소를 두고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민법의 개정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위 세 가지 경우 중 ⓷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자녀가 출생한 경우에는 전남편을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친생부인허가청구’만 하면 친생자추정을 배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친생부인허가청구에서는 전남편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전남편의 의사를 묻지 않고 허가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법상에는 가정법원이 전남편의 의사를 물을 수 있다고 하고는 있는데, 유전자검사서 등 증거가 있다면 전남편의 의사를 물을 필요가 없이 태어난 아이가 전남편의 아이가 아니라고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법원이 굳이 전남편의 의사를 묻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이혼 절차가 끝나기 전에 아이가 태어났다면, 이 아이는 여전히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기 때문에 친생부인허가청구가 아니라 기존의 친생부인의 소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미리 전문변호사와의 상담을 받아보시고 신속한 절차 진행을 위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