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출생신고 할 수 있는 방법

 

1. 양한승씨(가명)와 이의영씨(가명)는 캠퍼스 커플이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 양한승씨의 군입대를 앞두고 이의영씨가 임신을 하였죠. 양한승씨와 이의영씨는 이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태어날 아이의 이름은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딸이어서 ‘희정’이라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2. 김유경씨(가명)는 공종철씨(가명)가 이혼남인 줄 알고 만났습니다. 만난지 8개월 정도가 됐을 때 김유경씨는 임신을 하였죠. 임신 초기에 공종철씨는 결혼 얘기도 하면서 김유경씨를 위하는 척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종철씨가 여태껏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들통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공종철씨의 부인인 진경희씨(가명)가 김유경씨에게 소송을 하겠다고 연락을 했던 것입니다. 김유경씨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김유경씨는 아이를 조산할 수밖에 없었고 태어난 아이는 지금 인큐베이터 안에 있습니다.

3. 정주영씨(가명)의 사안은 위 김유경씨 사안과 반대의 경우입니다. 정주영씨는 여자친구인 박태영씨(가명)가 남편과 이혼을 한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정주영씨와 박태영씨에게 아이가 생겨 박태영씨가 아이를 출산하였는데, 알고 보니 박태영씨는 아직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박태영씨가 정주영씨와 만나시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남편 배재철씨(가명)와의 이혼이 곧 될 줄 알았는데 이혼소송이 계속 지연되면서 이런 상황이 된 것입니다.

  위 세 가지 사례는 모두 혼외자 출생신고 문제입니다. 부모가 법률혼 부부가 아니라면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혼인 외의 출생자 즉, 혼외자이고 혼외자의 출생신고는 법률혼 부부 사이에 태어난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와 절차가 조금씩 다릅니다. 게다가 부모 중에 한 쪽이 다른 배우자가 있으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죠.

 

 

  일단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혼외자의 출생신고는 친모가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 위 세 가지 사례에서 혼외자의 출생신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죠.

  첫 번째 양한승씨, 이의영씨 사안에서는 부모가 모두 미혼인 상태입니다. 이때에는 친모인 이의영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 후에, 친부인 양한승씨가 인지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 김유경씨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친모인 김유경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 후, 친부인 공종철씨가 인지신고를 하여야 하는데, 공종철씨가 아이의 인지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법률혼 배우자가 있기 때문이죠. 만약 공종철씨가 아이의 인지를 거부하거나 또는 인지를 할 수 없는 상황(행방불명, 의식불명, 사망 등)이라면 김유경씨는 아이를 대리하여 공종철씨를 상대로(만약 공종철씨가 사망했다면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지청구의 소에서 승소를 하면, 김유경씨의 혼외자와 친부인 공종철씨와의 법률상 친자관계가 창설됩니다.

 

 

  세 번째 정주영씨 사안은 위 두 개의 사안과 구조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혼외자의 출생신고를 해야 할 친모인 박태영씨에게 법률혼 배우자가 있기 때문에 박태영씨가 낳은 아이는 남편인 배재철씨의 자녀로 친생추정을 받습니다. 그래서 박태영씨는 아버지를 배재철씨 어머니를 자신으로 해서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주영씨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미혼부 출생신고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이 아이의 어머니를 박태영씨로 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머니가 아이를 낳았을 때 남편이 있다는 문제가 똑같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에는 배재철씨와 태어난 아이의 친생추정을 배제하기 위해 반드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합니다. 이 소송의 원고는 남편 또는 아내이므로, 정주영씨는 소송의 원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위와 같이, 혼외자 출생신고를 하는 방법은 부모의 혼인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온전한 출생신고를 위해 인지청구의 소나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소송이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소송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필요한 소송의 유형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조속히 절차를 밟는 쪽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