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무효확인소송 하는 방법은?

  영미법 계열 국가에서 유언을 통한 상속이 원칙적인 모습인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피상속인 사망 후 상속인들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상속절차가 마무리 되는 사례들이 아주 많습니다. 자신이 사망한 후에 재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유언장으로 작성하는 데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평소에 자녀들에게 했던 말인데 굳이 유언으로 남길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그런데 보통 사람들의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유언의 효력이 아주 강력하기 때문이 이를 잘 이용하면 원하는 대로 상속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유류분의 제한이 따르기는 하지만 이 또한 계산에 넣고 유언의 내용을 잘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렇게 유언이 상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유언의 효력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언으로 재산을 받지 못한 상속인들이 무작정 유언의 효력을 거부할 수도 있고, 유언장을 유언자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 의심이 가는 사례도 분명히 있죠. 만약 유언자가 유언을 할 정신적인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거나 자필유언장의 필체가 유언자의 것이 아니었다는 등 유언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유언을 위조한 사람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언의 효력을 두고 당사자 사이에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유언의 방식으로는 민법이 다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필유언, 공정증서 유언, 비밀증서 유언, 녹음유언 그리고 구수증서 유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중에서 구수증서 유언은 다른 4종류의 유언을 할 수 없는 매우 급박한 상태에서 하는 유언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 유언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자필유언이나 공정증서 유언이란 방법을 두고 굳이 비밀증서 유언이나 녹음유언을 할 이유는 그다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유언의 대부분은 자필유언이나 공정증서 유언입니다.

  공정증서 유언은 변호사인 공증인이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언무효확인소송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유언자의 사후 유언의 효력 자체를 놓고 상속인들 사이에 분쟁을 막기 위해서 하는 유언의 방식이 이 공정증서 유언이기 때문에 이 유언 자체의 효력을 다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에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자필유언)은 다릅니다. 유언이 무효화 될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자필증서를 작성했을 당시 유언자가 유언을 할 온전한 정신적인 능력이 있는지를 담보할 수가 없고, 누군가가 유언자의 필체를 교묘하게 흉내 내서 유언장을 작성했을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상속전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지 않아도 간단히 작성할 수 있는 유언장이라 그 내용이 법률상 불가능하거나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상속인들 사이에서 유언무효확인소송이 벌어질 수 있죠.

 

 

  엄동수씨(가명)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장남 엄문용씨(가명)는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유언장이라면서 종이 한 장을 동생들에게 공개했습니다. 그 종이에는 모든 재산을 장남에게 준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엄문용씨의 동생인 엄인용씨(가명), 엄재현씨(가명), 엄재희씨(가명)는 이 유언의 내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생전에 아버지를 모신 사람은 차남인 엄인용씨였고, 유언장이 작성된 날짜에 엄동수씨는 치매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유언장의 글씨체가 좀 이상했습니다.

 

  엄문용씨는 자필유언의 집행을 위해서 가정법원에 유언검인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법원에 유언원본을 제출하여 법원이 유언장의 형태와 보존상태 그리고 내용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을 받는 것이죠. 이 검인이 있다고 해써 유언이 효력을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언의 효력이 상속인 전원의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검인조서가 있어야 유언의 집행이 가능합니다.

  엄인용씨를 포함한 다른 상속인들이 유언의 효력을 인정할리 만무하니, 이 유언장 자체로는 집행이 어렵습니다. 이때 엄문용씨가 다른 상속인들을 상대로 유언효력확인소송을 할 수도 있고, 엄인용씨가 유언무효확인소송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소송 절차에서 엄인용씨는 아버지 엄동수씨가 유언장을 썼다는 날짜에 엄동수씨가 유언을 할 정신적인 능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필체가 엄동수씨 것이 맞는지를 감정을 하여 유언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소송 결과 유언이 위조되었다고 한다면 엄인용씨는 엄동수씨를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등으로 형사고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