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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과 가족관계(호적) 정리
    오변의 법률cafe/가사 2021. 7. 17. 16:33

    # A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후 부모님과 왕래가 끊어지다시피 하였습니다. A의 부모님은 A가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A를 용서하지 않았고, 얼마 전에는 호적에서 파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하는데 A의 부모님이 A를 호적에서 정말 뺄 수 있을까요?

    # B의 아버지는 C와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B의 어머니 D를 만나 B를 낳았습니다. B의 아버지는 B의 어머니를 당시 법률상 배우자였던 C로 하여 출생신고를 하였죠. B는 생모인 D가 연로하신데 가족관계등록부상 자식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어 돌아가시기 전에 호적 관계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 E는 고아였는데, F와 G가 E를 입양하면서 친생자인 것처럼 출생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E는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F와 G가 친부모님인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건으로 E와 F, G 부부는 크게 다투었고, 이 과정에서 E는 자신이 F, G 부부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E와 F, G 부부는 이제 가족관계를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이라는 소송 절차를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호적 정리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찾아보셔도 이 소송의 이름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Image by Michelle Maria from Pixabay

     

      가족관계등록부(구 호적)는 누가 누구의 부모이고, 배우자이고, 자녀인지를 대외적으로 공시하고 공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신분법상의 권리와 의무(상속과 부양)는 오로지 이 가족관계등록부를 기준으로 발생, 변경, 소멸합니다.

      쉽게 말해 가족관계등록부에 부모와 자녀로 되어 있으면, 실제로 부모와 자녀가 아니더라도 법률상 부모와 자녀이고, 반면에 실제로 부모와 자녀라고 하더라도 가족관계등록부에 그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법률상 남남입니다.

      그래서 만약 가족관계의 실제 내용과 가족관계등록부의 내용이 다를 때에는 이를 정정할 필요성이 있는데요, 이렇게 잘못된 가족관계등록부의 내용을 정정하는 절차가 바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입니다. 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에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위 세 가지 사안을 가지고 이 소송 절차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 A의 사안에서, A는 친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A의 친부모님은 A를 '호적에서 파겠다'라고 하고 계시죠.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호적에서 파는 것은 법률상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법률상 친생자관계는 당사자들이 처분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아무리 좋지 않더라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죠. 가족관계등록부는 부모와 자녀 사이, 배우자 관계에 있다는 점만 나타내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설령 A 역시 친부모님과 연을 끊고 싶다고 해도 친생자관계부존재소송 등을 통해서 호적 정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음은 B의 사안입니다. B의 실제 어머니는 D임에도 불구하고 가족관계등록부상에는 어머니가 C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 B가 가족관계등록부를 실제와 맞게 정정하기 위해서는 친모인 D와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 그리고 호적상 어머니인 C와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같이 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어느 하나만 해서는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소송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데, 보통은 생모인 D와 유전자검사를 하면 됩니다. D와의 친생자관계가 있다는 유전자검사결과가 있으면 논리적으로 C와는 친자관계가 없다는 점이 곧바로 증명될테니까요.

      이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의 사례입니다.

      E의 출생신고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F, G부부는 E를 입양할 의사로 E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출생신고는 입양신고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E는 F, G부부의 양자이므로 E와 F, G부부가 서로 연을 끊겠다고 한다면 파양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E는 F, G부부의 친생자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죠. 이런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은 파양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E는 F, G부부 모두를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할 수 있고(마찬가지로 F, G부부 역시 E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이 마무리 되면 E의 출생신고는 무효가 됩니다.

      이후 E는 성본창설,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절차를 거쳐 새로운 신분을 취득합니다(이때 기존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지금까지 친생자관계부존재소송으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하는 사례를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기 위한 소송이 간단해 보여도 엄연히 법원에 소제기를 하고 소송수행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미리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편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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