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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청구소송, 내 아버지, 내 핏줄 찾기오변의 법률cafe/가사 2025. 3. 30. 09:00
인지란 무엇인가
‘인지(認知)’란 ‘어떤 사실을 인정하여 앎’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법률적으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는데요. 이는 ‘혼인 외에 출생한 자녀에 대해 친아버지나 친어머니가 자기 자식임을 확인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렇다면 인지는 꼭 필요한 행위일까요? 인지가 없다면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걸까요? 혼인하지 않은 부부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출산 외에 인지라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인지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머니와 자식 사이는 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확정됩니다. 이는 출산이라는 명백한 사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하는 인지는 단지 ‘보고적’ 효력을 가질 뿐입니다. 즉, 어머니가 인지를 하지 않더라도 어머니와 자식 관계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혼인 외 출생자 사이의 관계는 다릅니다. 아버지와 자식 관계는 인지라는 절차가 있어야만 성립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가 하는 인지의 효력은 ‘창설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인지를 통해 새로운 부자(父子) 관계가 생성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아버지가 혼외자를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즉 인지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필요한 절차가 바로 인지청구소송입니다.
인지의 종류: 임의인지와 강제인지
인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임의인지와 강제인지인데요. 임의인지는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혼외자를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는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반대로 강제인지는 아버지에게 법적으로 강제적으로 인지를 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이를 인지청구소송이라고 합니다.
특히 아버지가 사망하여 스스로 인지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강제인지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녀는 법원을 통해 아버지와의 친자 관계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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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변의 법률포커스
안녕하세요, 오변의 법률포커스 오경수 변호사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상속 및 후견전문 변호사로서, 여러분께 정확한 법률정보, 실제 소송수행 사례 등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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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상헌 씨의 이야기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상헌 씨(35세, 주류업)는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연락이 끊긴 지 10개월 만에 알게 된 소식이었고, 이미 장례까지 모두 치러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헌 씨는 자신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얼마 후, 상헌 씨는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가족관계등록부상으로는 아버지와 아무런 관계도 아닌 남남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제야 진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상헌 씨의 아버지는 이미 가정을 둔 사람이었고,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상헌 씨를 임신한 뒤였습니다. 어린 시절 외국으로 떠났던 상헌 씨는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할 기회가 없었고, 법적으로 아버지와 남남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상헌 씨가 아버지의 자식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바로 인지청구소송입니다. 이미 사망한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할 수 없으므로, 상헌 씨는 법원을 통해 관계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인지청구소송의 절차와 요건
송연 씨가 인지청구소송을 제기하려면,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의 상대방은 검사가 됩니다.
이 소송에서 인지가 인정되면, 송연 씨와 아버지 사이에는 친자관계가 성립하며, 그 효과는 출생한 때로 소급됩니다. 즉,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의 자식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법적으로 아버지와 아무 관계도 아니었던 송연 씨는 소송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와 증거 수집의 중요성
인지청구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입니다. 이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명됩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 자체가 간단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송연 씨처럼 여성인 경우에는 부계 검사 자체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이복형제나 자매가 있어야 하고, 어머니들 중 한 명(송연 씨 본인의 어머니나 이복형제의 어머니)이 검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소송을 진행해야 하며, 이는 훨씬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송연 씨의 경우, 이복 자매가 한 명 있었고 어머니 역시 유전자 검사에 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과학적 근거는 큰 어려움 없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검사 대상이 협조하지 않거나 상속과 관련된 이해관계로 인해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상속재산분할 소송으로 이어지는 문제
인지청구소송이 끝난 후에는 자연스럽게 상속재산분할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외자로서 자신의 상속분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다른 자녀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형제와 재산을 나누는 일이 마냥 반갑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히 상속재산 규모가 클수록 갈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생존한 경우라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는 상속재산에 대한 자신의 기여를 주장하며 소송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송 쟁점은 더 다양해지고, 대립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지청구소송의 소요 시간과 중요성
인지청구소송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얻거나 이를 대체할 증거를 수집하고,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이후 상속재산분할 소송에 돌입하면 또다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긴 소송 과정은 당사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지청구소송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통한 효과적인 해결
인지청구소송은 단순히 친자 관계를 인정받는 절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후 상속재산분할 소송, 협상 과정 등 복잡한 법적 문제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긴 소송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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