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신 후 유산배분 분쟁

  장남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도 집안 재산은 전부 자기의 것인양 행동했습니다. 게다가 어머니 역시 장남만 싸고 돌았습니다. 어느 집안이나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장남이 아버지 재산을 가지고 멋대로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제라도 유산분배를 받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 몫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버지 사후 유산배분 문제는 좀처럼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가족들 사이의 해묵은 감정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 문제 해결과 전혀 동떨어진 싸움을 하느라 서로 원수처럼 지낼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분들도 많죠. 그래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향후 평안한 삶을 위해서라도 상속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유언을 작성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유언은 낯선 법률행위입니다. 그래서 유언을 남기지 않아 상속인들 사이에 분쟁이 계속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데요, 만약 사안에서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셨다면 아버지의 재산은 상속인들이 승계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인들이 공동소유하죠. 공동소유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상속인들이 상속포기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동으로 재산을 승계한다는 것이 곧 자동으로 재산이 나누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상속인들 사이에 상속재산분할절차를 거쳐야만 진짜 유산배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절차에서 상속인들의 협의보다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협의가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그 협의대로 재산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장남이 모든 재산을 가지는 것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진다면, 아무리 다른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남이 모든 재산을 상속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여 분쟁을 해결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재산을 장남에게만 전부 주는 내용의 유언을 남겼거나, 생전에 재산을 장남에게만 준 경우에는 해결방법이 달라집니다. ‘상속재산’은 피상속인 사망 당시 그의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을 말하기 때문에, 아버지 사망당시 남아 있는 재산이 없다면 상속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즉, 상속재산분할청구로는 아버지가 장남에게 준 증여재산(또는 유증재산)을 반환받아 유산배분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상속인은 상속순위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피상속인의 재산 중 일정부분을 보장받습니다. 이를 유류분이라고 하는데, 아버지가 장남에게 재산을 증여해 준 결과 다른 상속인들이 이 최소한도의 재산마저 보장받지 못한 경우에는 유류분반환청구를 통해 유산배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의 최소한도의 재산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입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매우 강력한 유산배분 절차입니다. 유류분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1979. 1. 1. 이후 증여재산이라면 모두 반환의 대상이 됩니다. 물론 아버지가 장남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는 증거가 반드시 필요하죠. 유류분반환청구는 재산을 장남에게만 주고 싶어했던 아버지의 의사결정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몇몇 제한이 있습니다. 소멸시효가 가장 대표적인 제한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상속인들 사이의 유산배분 문제는 크게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반환청구라는 두 가지 절차로 해결합니다. 상속재산분할은 가정법원이 관할하는 가사비송 사건이고, 유류분반환청구는 민사법원이 관할하는 민사사건이나, 상속재산분할의 결과가 유류분산정에 영향을 미치고, 상속재산에서의 특별수익과 유류분반환청구에서의 특별수익이 결국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두 가지 절차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