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습상속이 되는 경우와 상속비율계산

  어머니가 예전에 돌아가시고 이번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외할아버지 재산을 우리가 받을 수 있을까요?

  상속인이 될 사람(A)이 피상속인(B)보다 먼저 사망했을 때, A에게 배우자와 자녀(C)가 있다고 한다면 C는 B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대습상속(대습상속)’이라고 하고, 먼저 사망한 A를 피대습인, C를 대습상속인이라고 합니다.

  이 대습상속을 인정하는 이유는, A가 B보다 먼저 사망하지 않았다면 A가 분배받았을 몫을 A의 상속인인 C에게 보장해주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C입장에서 A의 사망시기라는 우연한 사정 때문에 재산을 받거나 받지 못하는 것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물론 A에게 배우자가 자녀가 없다면, A는 B의 사망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니 상속분 계산에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럼 다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대습상속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병준씨(가명)와 이양애씨(가명) 부부는 자녀 안성은씨(가명), 안성민씨(가명, 미혼)와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떠났습니다. 안병준씨의 사위 오남영씨(가명)도 여행에 같이 갈 계획이었는데 출국 이틀 전에 회사에 급박한 일이 생겨 오남영씨는 여행에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안병준씨 가족이 탑승한 비행기가 착륙과정에 사고가 나 탑승객 중 대부분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가족들의 시신수습이 끝나고 사고 원인 규명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안병준씨 유가족들 사이에 상속분쟁이 생겼습니다. 안병준씨의 동생인 안병진씨(가명)가 형 안병준씨가 남긴 재산은 형제들이 상속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병준씨와 같이 사망한 안성은씨와 결혼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사위 오남영씨는 상속을 받을 수 없다고 하였죠. 이 상황에서 안병준씨의 상속재산은 누가 상속을 받을 수 있을까요?

  위 사안은 실제 대법원 판례의 사실관계를 일부 각색한 것입니다. 이 사안에서는 사위 오남영씨가 안병준씨의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었는데요, 결론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안병준씨의 모든 상속재산은 사위 오남영씨가 단독상속합니다.

  대습상속의 요건상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상속인이 될 사람과 피상속인이 동시에 사망한 경우에도 대습상속이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그 결과 안병준씨의 배우자 이양애씨는 피대습인이 될 수 없으니, 이양애씨의 친족들은 안병준씨의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가 없고, 직계비속 안성민씨는 미혼이고 자신의 직계비속 없이 사망하였으니 상속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직계비속 안성은씨에게 배우자 오남영씨가 있으니 오남영씨가 안병준씨의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그럼 대습상속인의 상속분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다음 사례를 보시죠.

  김균하씨(가명)와 곽기수씨(가명)는 65년에 혼인하여 슬하에 아들 셋을 두었습니다. 장남 김동민씨(가명)는 이미현씨(가명)과 혼인하여 김미선씨(가명), 김미숙씨(가명) 이렇게 딸 둘을 낳았죠. 그리고 김동민씨는 15년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 이 상황에서 곽기수씨가 사망했다면 상속인들의 상속분은 어떻게 계산하여야 할까요? 곽기수씨와 김균하씨의 차남 김동욱씨(가명), 삼남 김동호씨(가명)는 형수와 조카들도 재산을 받는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피상속인 곽기수의 상속인이 될 장남 김동민씨가 먼저 사망하였고, 김동민씨에게는 배우자 이미현씨와 직계비속 김미선씨와 김미숙씨가 있으니, 이미현씨와 김미선씨 그리고 김미숙씨는 김동민씨의 대습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 곽기수씨의 상속재산을 승계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 상속분이 어떻게 될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미현씨, 김미선씨, 김미숙씨는 대습상속인으로 김동민씨가 승계받을 재산 한도 내에서 상속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곽기수씨의 상속재산을 두고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계산할 때에는 김동민씨가 생존한 것으로 계산합니다.

  그리하여 곽기수씨의 직계비속이 세 명이고 배우자 김균하씨가 있으니 직계비속의 상속분은 2/9지분이고 배우자 김균하씨의 상속분은 3/9지분입니다. 그리고 김동민씨의 대습상속인들은 김동민씨의 2/9지분을 다시 자신의 법정상속분의 비율대로 승계합니다.

  김동민씨를 피상속인으로 했을 때, 배우자 이미현씨의 상속분은 3/7지분이고 김미선씨와 김미숙씨는 2/7지분이겠죠. 결국 이미현씨는 곽기수씨 재산의 6/63지분(= 2/9 × 3/7), 김미선씨와 김미숙씨는 곽기수씨 재산의 4/63지분(= 2/9 × 2/7)입니다.

  지금까지 대습상속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대습상속인이 되어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상속분쟁이 생기면 상속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