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검인심판청구 통한 자필유언장 집행

  자신의 사후에 상속인들 사이에 유산분쟁을 놓고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언을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효력이 있는 유언을 작성하면서 유류분소송을 대비하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으면 사실상 상속인들 사이에 상속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죠. 그래서 유언을 어떤 형식으로 또 어떤 내용을 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유언의 방식으로 자필유언, 공정증서 유언, 비밀증서 유언, 녹음유언, 구수증서 유언 이렇게 다섯 가지가 있다는 점은 많이 알고 계십니다. 이 다섯 가지 방법 중에서 자필유언과 공정증서 유언이 널리 쓰이고 있죠.

  구수증서 유언은 보통 재난 상황에서 다른 방식의 유언이 불가능할 때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거의 찾기가 어렵고, 자필유언이나 공정증서 유언을 할 수 있는데 굳이 비밀증서 유언이나 녹음유언을 택할 이유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에서 유언의 방법은 자필유언과 공정증서 유언 두 개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필유언과 공정증서 유언은 그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는 상속전문변호사와 상담을 한 후에 결정해 보세요.

 

 

  아래의 사례에서 김용민씨는 자필유언을 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자필유언의 내용대로 재산을 정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시작은 유언검인심판청구, 정확히는 유언검인신청입니다.

  3주 전에 세상을 떠난 김용민씨(가명)는 부인 상영숙씨(가명)와 사이에서 아들 둘과 딸 둘이 있습니다. 김용민씨는 군산에 아파트를 두 채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들 둘에게 한 채씩 주고, 딸 둘에게는 4,000만 원씩, 그리고 부인 상영숙씨에게는 1억 원을 남겨주려고 마음먹었죠. 이런 내용은 자녀들에게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어서 가족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김용민씨는 3년 전에 장남 김정택씨(가명)를 불러 장남이 보는 앞에서 자필유언을 작성하였습니다. 평소에 말해온대로, 군산시 경장동에 있는 아파트는 장남 김정택씨에게, 군산시 나운동에 있는 주공 아파트를 차남 김정현씨(가명)에게, 그리고 두 딸 김정화씨(가명)와 김정은씨(가명)에게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있는 예금 8,000만 원을, 부인 상영숙씨에게는 1억 원을 남긴다는 내용이었죠.

  김용민씨는 위와 같은 내용을 자필로 기재하고 날짜와 주소, 성명을 쓴 다음 도장을 찍어 유언장을 장남 김정택씨에게 주었습니다.

  김용민씨 사후에 위 자필유언의 내용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가족들이 유언장의 내용은 확인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자필유언은 공정증서 유언과는 달리, 유언 집행을 위해서는 가정법원에 유언검인청구를 하여야 합니다. 이때 ‘검인’이란 법원이 유언장에 무슨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지 형식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조서에 기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검인 자체가 유언에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언을 검인한 위 조서가 있어야 유언집행이 가능하죠.

  법원에 유언검인신청을 하면 법원은 ‘유언검인기일’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 정한 일시에 유언장 원본을 가지고 법원에 출석하여야 하죠. 상속인들 역시 검인기일에 출석을 하거나 소송대리인을 출석시켜야 합니다. 이 검인조서에는 검인기일에 출석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유언장 원본의 형태가 어떠한지, 유언의 형식적 요소가 갖추어져 있는지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깁니다.

  김정택씨를 포함한 김용민씨의 상속인들은 유언장과 위 검인조서를 가지고 상속등기를 하고 상속예금 인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안에 따라 상속인 중에 일부가 위 검인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유언의 효력에 동의를 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 자필유언장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언효력확인의 소라는 별도의 소송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위 유언효력확인소송은, 유언장의 필체가 유언자의 것이 아니라는 의심이 있을 때, 유언장이 작성된 날짜에 유언자가 유언을 할 정신적 능력이 없다는 의심이 있을 때, 그리고 유언의 내용이 여러 가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 그 내용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등에 거쳐야 하는 절차이지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유언검인신청의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자필유언장을 소지하고 있다면 유언자 사망 이후에 지체 없이 유언검인신청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