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기여분 의미와 인정받는 방법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십 수 년 봉양한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가 부모님의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가질 수는 없습니다. 1가구 2주택을 피하기 위해서 어머니 명의로 주택을 구입했는데 그 주택을 다른 형제들과 똑같이 나눌 수도 없습니다.

  이처럼 피상속인의 재산을 그냥 법정상속분대로 나누는 것이 오히려 상속인들 사이에서 불공평한 결과를 초래할 때 이러한 불공평을 완화 또는 제거하려는 제도가 바로 상속기여분입니다.

 

 

  이 상속기여분은 피상속인 사망 후 피상속인의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상속재산)을 나눌 때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만약 어떤 상속인의 기여분이 30%라고 한다면, 그 상속인은 상속재산 중에서 30%를 먼저 분배받습니다. 그리고 남은 70%의 상속재산을 가지고 다른 상속인들과 또 분할을 합니다.

  그래서 기여분을 인정받는 상속인(기여상속인)은 기여분도 받고 또 남은 재산에서도 구체적 상속분대로 상속분도 받죠. 그 결과 기여상속인의 기여가 많이 인정된다면, 상속재산의 대부분을 취득할 수도 있습니다.

  상속기여분에서 중요한 점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은 기여분의 성질과 곧바로 연결된 것이니 꼭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1. 상속기여분은 상속재산을 나누는 절차에서 등장

  상속기여분은 피상속인 사망 후 그의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을 나눌 때 등장합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피상속인이 다른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을 반환받기 위해 상속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고, 자신이 증여받은 재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 기여분은 상속인들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결정

  기여분은 상속재산에 대한 일정 비율이나 정액으로 정합니다. 그런데 기여분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는 상속인들 전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결정합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기여분이 어떻게 인정되느냐에 따라 다른 상속인들이 분배받을 수 있는 재산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상속인들의 협의로 기여분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많은 경우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기 위해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와 함께 기여분결정청구를 합니다.

 

 

3. 상속기여분은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서 등장하지 않음

  부모님을 모시거나 부모님 재산에 기여가 있어서 부모님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았는데 나중에 다른 상속인들로부터 유류분반환청구를 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부모님에게 기여가 있기 때문에 재산을 받았다는 항변이 유류분사건에서는 논점이 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기여가 있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들보다 재산을 더 많이 받은 것이라고 보면 되겠죠.

  그럼 상속기여분은 어떻게 해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 부분이 핵심이겠죠.

  상속기여분에는 재산에 대한 기여와 부양에 대한 기여가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특별한 기여’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데요, 먼저 재산에 대한 기여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피상속인이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 또는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에 상속인의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는 기여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가령 아버지 건물을 관리했다거나, 아버지 회사에서 간부로 일했다는 점은 기여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대가로 임금이나 생활비를 받았다면 기여를 인정받을 가능성은 더 떨어지겠죠. 그래서 재산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통 피상속인의 재산에 상속인의 재산이 투입되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다음은 부양에 대한 기여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 어렵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거나 부부 사이에 부양과 협조를 하는 것은 법률상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부양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이 법률상 부양의무를 넘는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법률이 정한 부양의무를 이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재산을 분배받는 것도 불합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다른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을 악의로 유기하지 않았고, 상속인들 중 어느 누구도 부양의무를 넘는 기여를 한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는 누가 더 모시고 덜 모시고의 차이로 상속재산 분할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상속기여분은 상속인들 사이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입니다. 상속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채 재산정리를 마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상속기여분을 주장해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는 편이 결국에는 올바른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