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신고, 정우성 씨가 아이 법적 아빠가 되는 법

요즘 정우성 씨 혼외 아들 문제로 연일 화제입니다. 배우에 대한 호불호나 혼외자 문제를 둘러싼 의견 차이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양상인데요. 오늘은 혼인하지 않은 남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 문제와 부모와의 관계 설정에 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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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신고의무자) ① 혼인 중 출생자의 출생의 신고는 부 또는 모가 하여야 한다.

② 혼인 외 출생자의 신고는 모가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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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조(자의 성과 본) ①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

②부가 외국인인 경우에는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

③부를 알 수 없는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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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출생신고는 부 또는 모가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혼인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즉 혼외자는 누가 출생신고해야 할까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모가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정우성 씨의 아들 출생신고는 엄마인 문가비 씨가 했을 것입니다. 이때 아이 성과 본은 엄마를 따를 수도 아빠를 따를 수도 있는데 누구의 성과 본으로 정했을지 궁금하네요.

혼인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엄마가 출생신고했을 때 아이와 아빠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아이 아빠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법적으로도 당연히 부자관계가 되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혼인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혼생자)와 달리 혼외자는 반드시 '인지'라는 절차를 거쳐야만 법적 부자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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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認知)란 ‘어떤 사실을 인정하여 앎’이란 뜻인데요. 법률적으로는 ‘혼인 외에 출생한 자녀에 대한 친아버지나 친어머니가 자기 자식임을 확인하는 일’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지는 꼭 필요한 행위일까요. 인지가 없으면 부모와 자식 사이가 아닌 걸까요. 혼인하지 않은 부부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출산이라는 행위 외에) 인지라는 별도 절차가 꼭 필요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인지는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다르다고 보면 되는데요. 일단 어머니와 자식 사이는 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확정됩니다. 둘 사이에는 출산이라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하는 인지에는 ‘보고적’ 효력만 있다고 합니다. 인지하지 않더라도 어머니와 자식 사이인 데는 변함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혼인외 출생자와 아버지 사이는 다릅니다. 오로지 인지라는 절차가 있어야만 부자 관계가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하는 인지의 효력을 ‘창설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인지로 인해 새로운 부자 관계가 생성된다는 뜻이죠. 즉 문가비 씨는 인지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당연히 법적 어머니이지만, 정우성 씨는 인지를 해야만 법적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임의인지와 강제인지인데요. 글자 그대로 아버지가 알아서 혼외자를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는 의사표시를 임의인지라고 합니다. 반대로 강제인지는 아버지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인지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를 인지청구소송이라고 합니다. 물론 아버지가 사망하여 스스로 인지할 수 없는 때에도 강제인지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우성 씨가 본인 의지대로 인지신고를 하면 법적 아버지가 되고, 만약 정우성 씨가 이를 거부하면 문가비 씨나 아들이 강제인지(인지청구소송)를 통해 법적 부자관계를 창설할 수 있는 겁니다.

https://youtu.be/T65qFvHKx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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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로스엔젤레스에 거주 중인 주연씨(35세, 주류업)는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10개월여 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다가 최근 핸드폰 번호가 해지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걱정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장례까지 모두 치러졌음에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사실에 주연씨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주연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만 여겼던 아버지가 가족관계등록부상으로는 아무 관계도 아닌 남이었던 겁니다. 어머니는 그제야 그간의 사정을 말해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가정을 둔 사람이었고,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뱃속에 주연 씨가 들어선 이후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외국으로 나갔던 탓에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주연 씨는 법적으로 아버지와 남남이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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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에서 주연 씨가 아버지의 자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절차가 인지청구소송입니다. 이미 사망한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주연 씨는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소송 상대방은 검사가 됩니다.

이 소송을 통해 인지를 신고하면 아버지와 혼외자인 주연 씨 사이에는 친자관계가 발생하고, 그 효과는 출생한 때로 소급하게 됩니다. 즉 주연 씨는 태어날 때부터 계속해서 법적으로 아버지 자식이었던 걸로 인정된다는 말입니다. 비록 지금까지 아버지 자녀가 아닌 채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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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청구소송은 당연한 권리일 수도 있으나 아버지가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그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버지 자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라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연 씨와 같이 여성인 경우에는 부계 검사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이복자매가 반드시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어머니들 중 한 명(주연 씨나 이복자매의 친모 중 한 명)은 반드시 검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에는 간접적인 증거만으로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주연 씨에게는 이복 자매가 한 명 있었고, 친모 역시 유전자 검사에 응할 수 있어서 과학적 근거는 큰 어려움 없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대상이 존재하더라도 제때 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복 자매는 당장 자기 상속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상속재산 규모에 따라 적지 않은 몫을 토해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겁니다. 치밀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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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청구소송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을 넘기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혹은 이를 대체하는 증거를 수집하고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 소송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당사자들 사이 합의가 가능하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1년 이상을 소송에 매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강제인지 과정은 그래서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인지 소송 자체뿐만 아니라 이후로 이어질 수 있는 상속재산 분할 절차, 그에 필요한 협상 과정 등 오랜 시간을 흔들리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향해 가려면 그만큼 충분한 경험과 비법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신속하게,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 이루고 싶으시다면 꼭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에게 맡기셔야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