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모신 자식상속 기여분 인정이 가능할까

  부모님을 모시면서 봉양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른 형제들은 자신들의 부양의무를 모시는 사람에게 떠넘기기 일쑤죠. 잘해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형제들에게 비난을 당하는 것이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봉양한 자식에게 상속 기여분을 인정해 주는 것이 공평할텐데요, 이 기여분을 인정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모님을 모신 자식이 상속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와 함께 기여분결정청구를 같이 하여야 하죠. 쉽게 말해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없으면 법원에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모든 자녀는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죠. 모시고 살던 떨어져 살던, 부모님께 많은 재산을 받았던 적게 받았던,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이렇게 자녀에게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부모님을 모신 자식이 상속 기여분을 인정받는 데에 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부모님을 모신 자식이 어떻게 해야 상속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부양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특별히 부양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가 중요하겠죠.

  대법원이 이에 대해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특별한 부양이란, 성년인 자녀가 장기간 부모와 동거하면서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어 부양자 자신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부양을 한 경우를 말한다고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장기간의 부양, 동거 부양, 동등한 생활수준의 부양 등 그 부양의 기간, 방법, 정도가 다른 자녀들과 차별적 특징을 가져야 하죠.

  결국 부모님을 모신 자식이 법률상 부양의무를 넘어 다른 자녀들과 차별적 특징을 가질 정도로 부양을 한 것으로 인정되어야만 상속 기여분이 인정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여분결정 사건에서도 이 특별한 부양이 있었는지가 핵심적인 논점이 됩니다.

  실례로, 법원은 두 남동생이 있는데도 어머니와 동거하며 부양 및 간병을 했고 아버지의 제사까지 책임진 장녀에게 기여분을 인정한 적이 있었고, 양부모를 50년 동안 봉양한 양자에게 기여분을 50% 인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을 모신 자식이 상속 기여분을 인정받는 것은 상속사건 중에서도 어려운 사건에 속합니다. 꽤 험난하죠. 상대방들은 통상의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만 할 테니까요. 특별한 기여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거를 통해 입증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을 모신 자식과 방치한 자식이 재산을 동일하게 나눌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부정의를 막기 위해서는 법률전문가와 함께 재판부에 상속 기여분에 관해 적극적으로 어필을 해서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