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가 필요한 경우

  작년 10월에 세상을 떠난 조대현씨(가명)는 결혼을 두 번 했습니다. 첫 번째 부인이었던 전(前)부인 이정애씨(가명)와의 사이에서는 자녀가 셋이 있었고, 두 번째 부인인 최은희씨(가명)와의 사이에서 조선영씨(가명), 조선이씨(가명) 자매를 낳았죠. 故 조대현씨와 故 이정애씨의 이혼이 늦어지면서 故 조대현씨는 조선영씨와 조선이씨의 출생신고를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호적에 여전히 법률혼 배우자인 이정애씨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故 조대현씨는 후처 소생의 출생신고를 미루다 조선영씨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 조선영씨와 조선이씨의 어머니를 故 이정애씨로 하여 출생신고를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 조대현씨가 사망하고, 최은희씨도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쇠약해지자, 조선영씨와 조선이씨는 이제라도 호적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모인 최은희씨 가족관계등록부에 친자로 되어 있지 않아 최은희씨가 입원한 병원에서도 보호자로 확인받을 수도 없었고, 어머니의 재산이 외삼촌과 이모에게 넘어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었죠. 그래서 조선영씨와 조선이씨는 상속전문변호사를 찾았습니다.

 

 

  위 조선영씨와 조선이씨의 사연은 친생자소송이 필요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혼외자를 본처 소생이라고 출생신고를 했거나, 후처 소생을 전처 소생으로 출생신고를 한 경우들이죠. 이때 가족관계등록부가 잘못된 자녀들은 생모로부터 상속을 받을 수도 없고, 생모를 모시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법률상으로는 남남이니까요. 그래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가족관계등록부상의 모(母) 기재를 삭제하고,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친모를 등재하여야 합니다.

이때 꼭 잊어서는 안 될 점은, 반드시 부존재소송과 존재소송을 모두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쪽만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조선영씨 사안에서는 생모인 최은희씨가 생존해 계시니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유전자검사서를 확보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친생자소송에 필요한 자료는 모두 구비해 둔 셈입니다. 호적상 어머니와의 유전자검사는 따로 필요 없습니다. 친모와의 유전자검사를 통해 친자관계가 확인되면, 논리적으로 故 이정애씨와의 친자관계는 부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만 이 사안에서 故 이정애씨가 이미 사망했다는 점은 소송의 변수입니다. 소송의 당사자가 될 사람이 이미 사망했다고 한다면 그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안에 소송을 하여야 하는데요, 이 제한을 우회할 방법을 고려하여야만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존재소송과 부존재소송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사망한 故 이정애씨와의 부존재확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죠.

  이 방법은 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만이 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친생자소송을 꼭 해야 하는데 당사자가 될 사람이 이미 사망한 사안이라면, 반드시 상속전문변호사에게 해결방법을 문의하세요.

 

 

  위 조선영씨 사례는 아버지가 후처 소생을 전처 소생인 것처럼 출생신고를 한 경우였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혼외자를 어머니의 친자로 출생신고를 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위 사례와 비슷한 것 같지만, 보통 혼외자를 어머니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삭제하는 절차가 소송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미리 확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故 오광수씨(가명)는 부인 신현실씨(가명)와의 사이에서 오상경씨(가명), 오상영씨(가명), 오상일씨(가명) 3형제를 두었습니다. 故 오광수씨의 장남 오상경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재산을 정리하려던 차에 아버지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故 오광수씨의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에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 올라와 있었죠. 사실 故 오광수씨는 부인 신현실씨 몰래 황화인씨(가명)와 외도를 하여 그 사이에서 오선영씨(가명)를 낳았고, 가족들에게는 그 사실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그리고 오선영씨의 어머니를 신현실씨로 하여 출생신고를 했죠. 오상경씨와 그 형제들은 오선영씨의 존재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연락처도 알 방법이 없어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 신현실씨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다 어머니의 재산도 오선영씨 때문에 정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오상경씨와 그 형제들은 이번에 어머니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오선영씨를 삭제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오상경씨가 지금 당장 할 일은 어머니 신현실씨의 유전자샘플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만약 유전자샘플 확보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현실씨가 세상을 떠나고 시신을 화장(火葬)했다면, 신현실씨의 유전자샘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막힙니다. 빗이나 칫솔로는 유전자검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죠. 신현실씨의 유전자샘플이 없다면, 신현실씨와 오선영씨 사이에 친자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오선영씨의 친모인 황화인씨의 유전자샘플까지 필요한데 황화인씨의 유전자샘플을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겠죠.오상경씨 사안에서는 다행히 오선영씨 생모의 이름이라도 알고 있지만, 혼외자의 생모가 누군지조차 전혀 알 수 없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친생자부존재확인은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어머니 신현실씨의 유전자샘플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오상경씨는 어머니 신현실씨와 가족관계등록부상 딸인 오선영씨 사이에 친자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오선영씨가 현재 어디 사는지 알지 못해도 소송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속전문변호사는 법원의 명령을 받아 오선영씨의 주민등록상 주소를 확인하고 연락을 시도합니다. 오선영씨도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오선영씨가 주민등록지에 거주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소재를 더 이상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상속전문변호사는 여러 공공기관에 사실조회를 하여 오선영씨의 행방을 탐색합니다.

  이때 어느 기관에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가 중요하겠죠. 그래서 혼외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에는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실조회를 거쳐 오선영씨의 소재를 파악하면, 이후 법원은 오선영씨에게 유전자검사를 받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위 과정을 모두 거치면 오상경씨는 어머니 신현실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오선영씨의 기재를 제거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