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제도 이용이 가능할까요

  아버님이 많은 재산을 장남에게만 주시려고 한다면, 다른 자녀들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재산의 소유자는 배타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처분할 자유를 가집니다. 그것이 민법의 대원칙이기도 하죠. 그래서 아버님이 재산을 장남에게만 물려주시는 것은 아버님의 마음이라 다른 자녀들이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그것을 막을 방법 자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민법은 이처럼 돌아가신 아버님이 재산을 장남에게만 주어 불평등한 상속이 일어난 경우에 남녀평등의 원칙, 상속인들의 기대권 보호를 위해 다른 자녀들이 자신의 최소한도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유류분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자녀들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여 유류분 제도를 이용하면, 장남은 다른 자녀들의 유류분액 즉, 법정상속분(法定相續分)의 일부를 반환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버님의 재산처분을 일부 취소(取消)하는 효과가 있죠.

  다만 유류분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재산을 장남에게만 주신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상속이 개시되어야만 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遺留分返還請求權)은 상속개시 시점에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버님이 장남에게 재산을 주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재산을 주신 아버님이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장남에게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에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장남이 받은 재산이 무엇인지 그 증거를 확보하는 작업을 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버님이 장남에게 부동산을 증여하셨다면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명백히 그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별도의 증거수집 활동이 필요없지만, 장남이 아버님으로부터 현금을 받았다거나, 아버님으로 받은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등에는 아버님이 장남에게 재산을 주었다는 진술을 확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류분 제도는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1년 이내에 유류분반환청구소송(遺留分返還請求訴訟)을 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버님이 장남에게 재산을 주시고 나서 오랫동안 사셔도 유류분 제도를 이용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피상속인이 공동상속인에게 한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모두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니까요.

  가끔 아버님이 아직 살아계신데, 아버님이 장남에게 재산을 주신 사실을 안 지가 1년이 넘었다면서 지금 유류분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느냐고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당연히 아버님이 돌아가신 이후에 장남에게 유류분반환청구를 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위 질문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와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재산의 범위를 혼동했기 때문에 가능한데요, 유류분반환청구권이 상속개시시점에 발생하는 것이니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유류분 제도의 소멸시효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럼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유류분 제도를 통해 다른 형제들이 장남으로부터 유류분을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되겠죠. 다른 형제들의 유류분반환비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아버님의 직계비속(直系卑屬)이므로 유류분율은 법정상속분의 1/2입니다. 만일 아버님에게 다른 재산이 없다고 한다면, 장남이 아버님으로부터 받은 재산 총액에 유류분율을 곱한 액수를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때 장남이 받은 재산의 총액은 아버님의 사망시점 당시의 가격입니다.

  유류분 제도에서는 아버님이 아무에게도 재산을 주지 않고 돌아가셨다면 아버님의 총재산이 어느 정도였을까를 가정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장남 아버님으로부터 재산을 받았을 때 당시 가치가 10억 원이었더라도 아버님이 돌아가신 시점에 100억 원이 되었다면 유류분은 이 100억 원을 총액으로 하여 계산을 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유류분 제도를 이용하시기 전에 유류분전담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유류분반환사건은 사안마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인데다 집중해야 할 쟁점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